우유 소화 어렵다면? 식물성 원료로 만든 데어리 프리 제품 추천!
글 : 이윤서
부모들은 아이들의 키카 쭉쭉 컸으면 하는 심정에서 아침마다 우유 한 잔씩을 억지로라도 먹이곤 한다. 우유 그 자체의 소비는 줄었을지 몰라도 우리는 커피, 아이스크림, 빵, 치즈, 버터 등 수많은 유제품을 매일 먹고 있다. 한편, 미국에서는 식물성 원료로 제조한 우유 대체품이 인기를 끌면서 ‘데어리 프리(Dairy free)’ 식품이 떠오르고 있다.
‘데어리 프리’ 제품이란?
‘데어리 프리(Dairy free)’는 말 그대로 유제품이 함유되어 있지 않은 것을 말한다. 대표적인 데어리 프리 제품으로는 젖소의 젖샘에서 짜낸 흰 액체인 일반 우유와 달리 견과류, 콩, 씨앗 등 식물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음료가 있다. 두유, 아몬드유, 코코넛유와 같은 대체 우유가 여기에 속한다. 이 음료는 ‘식물성 음료’, ‘식물성 우유’, ‘식물성 대체 우유’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외에도 셔벗, 얼린 과일 바 같은 디저트나 땅콩버터, 견과류, 씨앗 종류, 콩, 고기, 완두콩과 같은 단백질 식품, 우유가 함유되어 있지 않은 야채수프 등이 데어리 프리 제품에 속한다. 2016년 미국 시장의 데어리 프리 제품 매출은 24억 630만 달러, 한화로 약 2조 6600억 원으로 2011년보다 66% 증가했다. 이처럼 데어리 프리 제품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데어리 프리 제품, 왜 각광받을까?
완전식품으로 알려진 우유가 오히려 사람의 건강에 해롭다고 주장하는 학자와 연구 결과가 존재한다. 실제로 전 세계 성인 인구의 70% 이상이 유당 소화 능력이 없다고 밝혀졌다. 우유로 인한 소화 장애 증상은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흔하다. 보통 이러한 증상을 유당불내증이라고 하는데, 일부 영양학자들은 우유를 먹고 나면 복통이나 설사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을 정상 상태라고 본다. 우유가 송아지에게는 완전식품일지 몰라도, 인간에게는 그렇게 좋은 음식이 아니라는 것이다. 식물성 원료로 만든 우유에는 식물성 단백질을 포함해 비타민 E, 칼슘, 식이섬유 등 다양한 영양소가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우유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윤리적인 문제도 야기됐다. 많은 젖소들은 야외에서 뛰놀지 못하고 좁은 농장에 갇혀 우유를 짜내야 한다. 소는 보통 20년을 살 수 있지만, 어린 소의 우유 생산량은 늙은 소보다 훨씬 뛰어나기에 많은 젖소들이 5살이 되기 전에 죽기도 한다. 이러한 생산 과정에 회의감이 든 사람들과 채식위주로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유제품 대신 데어리 프리 제품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제품에 '우유'가 들어갔는데 우유가 아니라고?
데어리 프리로, 식물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음료는 ‘식물성 음료’, ‘식물성 우유’, ‘식물성 대체 우유’, ‘식물성 대체 음료’ 등 여러 매체나 상품에서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왜 그럴까? 실제로 데어리 프리 시장에서 사용되는 ‘우유’라는 명칭과 관련해 미국 낙농업계의 반발이 심화되고 있다.
식물을 원료로 만든 데어리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은 소비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마케팅 차원에서 ‘우유(milk)’라는 단어를 넣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낙농업계는 ‘우유’라는 단어가 사람들이 흔히 알고 있는 소젖에서 나오는 우유와 비슷한 영양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암시할 수 있기에 소비자에게 혼란만 가중시킨다며 항의했다.
논란이 지속되자, 미국 식품의약처은 ‘Milk’ 대신 ‘Drink’, ‘Beverage’ 같은 중립적인 표현으로 표기할 것을 추천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코트라 관계자는 "미국 시장 진출 시, 데어리 프리 제품 포장에 ‘Dairy Free’, ‘Non Dairy’ 식으로 표기한다면 유제품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좀 더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데어리 프리 제품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우유 대용 제품으로는 콩, 쌀, 아몬드, 코코넛, 캐슈넛 음료 등이 있고, 대부분의 제품을 마트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제품들이 시중에 출시됐다.
두유는 콩으로 만든 대표적인 식물성 우유다. 일부 카페에서는 우유 대신 두유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두유는 콜레스테롤과 유당이 없고, 일반 우유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많은 양의 단백질이 함유되어 있다. 특히 두유에 들어있는 콩은 단백질, 칼슘, 칼륨의 주요 공급원이기 때문에 건강식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맛은 또 어떠랴. 고소한 풍미로, 많은 사람들이 우유 대신 가장 오랜 시간 찾은 식품이기도 하다. 더불어 흰콩 대신 검은콩으로 만든 두유도 인기가 높은 편이다. 검은콩의 '플라보노이드' 성분은 혈액을 깨끗하게 하는 데 도움을 주고, 탈모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아몬드 우유는 다른 우유보다 칼로리가 낮고,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심혈관 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항산화 영양소로서 활성산소를 억제해 노화 방지에 도움을 주는 비타민E가 가득 차 있다. 하지만 단백질 함량이 한 컵당 1g밖에 되지 않아, 다른 음식을 통해 단백질을 섭취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대신 아몬드에는 불용성 식이섬유가 풍부해 변비나 대장암 예방에 효과가 좋다.
쌀 우유는 지방 함량이 비교적 낮고, 유당불내증으로 우유를 못 마시거나 콩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이 먹기에 제격이다. 한편, 귀리 우유도 많은 사람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세계 10대 슈퍼푸드 중 하나로 선정된 귀리는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풍부해 최근 현대인을 위한 곡물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귀리는 식이섬유인 ‘베타글루칸’이 풍부하여 하루에 3g만 먹어도 우리 몸속 콜레스테롤 수치를 8~23%나 낮춰주며, 면역력 강화에도 도움을 준다.
코코넛 우유는 코코넛 열매의 하얀 과육을 잘라 끓는 물에 넣고 우려낸 것으로, 동남아시아에선 요리에 우유 대신으로 사용하고, 디저트, 스무디 등 다양한 식품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코코넛 우유는 비타민C와 몸속 노폐물을 밖으로 내보내는 칼륨, 철분 등이 함유되어 있다. 그러나 다른 식물성 대체 우유 보다 칼로리가 높고, 포화지방산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적당량을 먹는 것을 추천한다.
데어리 프리, 우유를 대신할 수 있을까?
소젖으로 만든 우유와 식물성 원료로 만든 우유 중 무엇이 더 좋다고 정의 내리기 어려울 만큼 학계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따라서 섣불리 동물성 우유를 식물성 우유로 대체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유당불내증으로 우유를 접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겐 데어리 프리 제품은 분명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우유에 버금가는 풍부한 영양분과 특유의 고소한 맛으로 승부 중인 데어리 프리 제품은 세계 시장에서 당분간 지속적인 성장 추세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윤서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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