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나라 이웃나라, 러시아에서 먹는 음식
글 : 황현주
최근 러시아를 찾는 관광객이 늘고 있다. 러시아는 유럽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거리도 가깝고 가격도 저렴한 덕분이다. 하지만 지리적으로 가까울지라도, 문화적 차이가 큰 러시아. 특히, 러시아 음식은 우리에게 다소 낯설다. 다른 나라를 여행할 때면 그 나라의 정보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가야 하는 것이 기본 상식. 그중에서도 음식은 여행을 좌지우지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다. 러시아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면 러시아 음식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고, 기회가 된다면 러시아 음식 전문점에서 미리 맛보길 권한다.
1. 보르쉬
추운 나라답게 국물 요리가 많은 러시아. 그중에서도 '보르쉬(borscht)'는 소고기와 토마토 그리고 비트가 듬뿍 들어간 대표적인 러시아 수프다. 맑고 투명해 간이 삼삼해 보이지만, 우리나라 탕요리와 비슷하게 국물맛이 진하다. 러시아 사람들은 평소에도 보르쉬를 즐겨 먹으며, 해장으로 먹기도 한다. 주로, 보르쉬에 사워크림을 올려 먹거나 약간 딱딱한 빵과 함께 곁들여 먹는다.
2. 비프 스트로가노프
러시아의 대표적인 고기요리 '비프 스트로노가프(Beef Stroganov)'. 길쭉하게 썬 쇠고리를 볶아 러시아식 샤워크림인 스메타나를 곁들인 음식으로,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모양새가 스튜와 비슷하며, 크게 토마토를 사용하는 경우와 사용하지 않는 경우로 나뉜다. 세계적으로 유명해 여러 나라에서도 즐겨 먹는데, 러시아는 스메타나 소스 위에 감자채 튀김을 올려 먹고,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우스터 소스를 첨가해 먹거나, 밥이나 파스타와 곁들여 먹기도 한다.
3. 블리니
러시아식 팬케이크라 불리는 '블리니(Blini)'. 흡사 우리나라의 밀전병을 연상케 하는 비주얼로, 메밀가루와 밀가루를 혼합하여 만든 밀전병에 사워크림인 스메타나를 올리고 연어 또는 연어 알을 싸 먹는 음식이다. 돌돌 말아 연어 알을 올려 먹기도 하고, 크레페처럼 다양한 속 재료를 넣고 부채꼴 모양으로 접어 먹기도 한다. 여기에 치즈, 과일, 꿀 그리고 소나 양 등의 젖을 발효시킨 케피어를 곁들여 디저트로 즐기기도 한다.
4. 피로그
러시아의 명절이나 행사에 빠지지 않는 러시아 전통음식 '피로그(pirog)'. 이 음식은 밀가루 반죽을 한번 튀긴 후, 그 안에 고기, 생선, 야채 등 다양한 재료를 넣고 다시 한번 구워낸 러시아식 전통요리다. 모습은 고로케 또는 만두와 비슷하며, 러시아의 일반 가정이나 노점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중적인 음식이다. 간단히 그냥 먹기도 하고 위에 과일, 건포도, 생크림 등을 올려 먹기도 한다.
5. 우하
우하(ukha)는 생선과 채소를 넣고 만든 러시아식 생선 수프를 말한다. 담백한 맛이 특징으로 우리나라의 맑은 생선탕처럼 국물이 맑은 수프다. 연어, 철갑상어, 잉어 등 다양한 생선을 넣어 만드는 우하는 감자, 당근, 양파 등 채소를 넣어 먹으며, 주로 피로그와 함께 곁들여 먹는다. 우하를 만드는데 중요한 두 가지는 먼저 싱싱한 생선을 사용하는 것과 담백한 맛을 살리기 위해 강한 맛을 내는 재료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6. 시리니키
대표적인 추운 나라로 기온이 낮은 러시아는 열량이 높거나 기름진 음식을 즐겨 먹는다. 그중 시리니키(siriniki)가 대표적이다. 러시아에서 아침 식사로 블리니와 함께 즐겨 먹는 시리니키는 러시아식 팬케이크로 치즈케이크를 팬에 구워낸 디저트로 생각하면 된다. 시리니키는 러시아식 사워크림 스메타나를 뿌려 먹거나 잼, 사과 소스, 설탕, 꿀 등과 함께 즐겨 먹는다.
7. 펠메니
시베리아식 만두로 유명한 펠메니(pelmeni). 들어가는 속 재료에 차이가 있지만, 모습은 흡사 우리나라의 물만두와 비슷하다. 추운 날씨 탓에 채소를 넣지 못하는 러시아는 펠메니에 밀가루로 만든 반죽에 고기와 양파만으로 속을 채우거나 양, 소, 생선, 버섯을 넣어 만든다. 시베리아 지방에서는 한번 만들 때 대량으로 만들어 밖에 매달아 놓고 먹는다. 꽁꽁 얼린 펠메니는 소금에 살짝 끓여 데워 먹거나 기름에 튀겨먹기도 한다. 주로 사워크림과 곁들여 먹는다.
8. 샤슬릭
샤슬릭은 러시아의 전통 꼬치구이다. 쇠고기, 양고기 등 고기와 각종 채소, 해산물 등을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양념에 재워 둔 뒤 꼬치에 꽃아 숯불에 구워 먹는 음식을 말한다. 샤슬릭은 스메타나와 토마토소스 등 소스에 따라 다양하게 즐겨 먹는다. 우리나라 입맛에도 잘 맞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러시아에서는 가정마다 샤슬릭을 만들어 먹는데 필요한 재료와 도구들을 갖추고 있을 정도로 자주 즐겨 먹는 음식이다.
황현주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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