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초월! 세계에서 가장 도수가 높은 술
글 : 황현주
어떤 사람에게는 술이 달고, 어떤 이에게는 진저리를 칠 만큼 쓰다. 물론 그 술이 어떤 종류인지, 또는 알코올 도수가 얼마만큼인지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겠지만, 전 세계인 모두에게 쓰디쓴 술도 있다. 아니, 쓴맛을 넘어서 목이 타들어 가는 것처럼 독한 술이 있다.
국내에서 시판되는 맥주의 도수가 4~5% vol, 소주는 18% vol 내외인 반면, 세계에서 가장 도수가 높은 술들은 알코올 함량이 8~90% vol에 육박한다. 가히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과연 마셔도 될까 싶지만 해외 주조회사에서는 이 같은 도수가 높은 술들을 지속해서 시중에 내놓고, 소비자들은 계속해서 구매한다. 세상은 넓고, 헉! 소리 나게 독한 술들은 많다. 그렇다면 한 번 살펴볼까? 위풍당당, 세계에서 가장 도수가 높은 술들을 소개한다.
1. 스피리터스
전 세계의 수많은 술 가운데 가장 도수가 높다고 알려진 폴란드산 보드카 ‘스피리터스’는 알코올 도수가 무려 96% vol로, 70번 이상의 증류를 거쳐 얻어낸 알코올이다. 도수가 너무 높은 탓에 미국 플로리다, 미네소타, 하와이 등 일부 주에서는 판매가 금지되어 있다. 국내에서도 가장 독한 술로 알려졌는데, 호기심을 자극하는 탓에 직접 시음해보는 동영상도 찾아볼 수 있다.
2. 에버클리어
90년대 초반을 장식했던 미국 록밴드와 동명의 술인 ‘에버클리어’는 미국의 럭스코에서 생산되는 위스키의 일종으로, 도수는 95% vol이다. 맛이 거의 나지 않아 젊은 층에 인기가 높으며, 이 술을 먹어본 이들에 의하면 ‘혀가 타들어 가는 맛’이 난다고 한다. 또한 도수가 높아 라벨에는 ‘불 가까이에 두지 마시오.’라는 경고 문구가 적혀 있다.
3. 블뤼클라딕X4
사진 : menstream.pl ⓒ 데일리
브뤼클라딕x4는 아일러섬 남부 해변에 있는 라프로잉에서 제조된 위스키로, 알코올 도수는 92% vol이며 17세기에 사용됐던 4배 증류 방식으로 제조되었다. 2008년 BBC에서는 이 술로 연료통을 채운 스포츠카로 100mph, 약 160km/h 이상으로 달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도 했다.
4. 리버 앙트와느 르와이얄 그레나디안 럼
사진 : uncommoncaribbean.com ⓒ 데일리
1785년부터 생산된 전통 깊은 술이다. 중앙아메리카 카리브해 남부 그레나다의 명물 중 하나로, 그레나다를 방문한 여행객들이 다들 구입해 가져가고 싶어 하지만 안타깝게도 항공사에서 반입을 허용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알코올 도수가 높아 불이 날 염려가 높기 때문이라고 한다.
5. 압생트
19세기 서양 미술을 비롯한 모든 예술 분야에 한 번씩 등장하는 술로, 반 고흐와 피카소, 헤밍웨이 등이 즐겨 마셨다. 쑥 성분으로 만들어져 녹색을 띠는데, ‘압생트’를 마시고 취한 고흐가 녹색 악마를 보고 귀를 잘랐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녹색 악마’라는 별명을 얻었다. 환각작용을 일으킨다고 밝혀져 1913년 유럽 전역에서 판매가 금지됐지만, 과학적 근거가 없는 것으로 밝혀져 현재 전 세계에서 판매되고 있다. 도수는 45% vol~85% vol까지 다양하다.
6. 바카디 151
사진 : drinkfinder.co.uk ⓒ 데일리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된 술 가운데 가장 독한 술이다. ‘바카디 151’의 도수는 75.5% vol로, 푸에르토리코 산이다. 주로 바에서 바텐더들이 불 쇼를 보여줄 때 사용하며, 칵테일 ‘플레이밍 닥터 페퍼’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 사탕수수를 원료로 만든 럼주의 일종으로 특유의 맛을 간직하고 있어 인기가 높으며, 호기로 도전하는 사람도 많은 술이기도 하다.
7. 발칸 176
사진 : drinkfinder.co.uk ⓒ 데일리
불가리아산 보드카인 ‘발칸 176’의 도수는 176 Proof. 우리나라 수치로는 88% vol에 해당한다. ‘에버클리어’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맛도, 색도 없고 도수가 높아 단독으로 마시기에는 역시 무리가 있다. 그래서 주로 강력한 보드카 칵테일을 만드는데 사용되며, 중독성이 매우 강하다고 알려졌다.
8. 선셋 럼
사진 : rum.cz ⓒ 데일리
남아메리카 서인도제도의 킹스타운에서 제조되는 ‘선셋 럼’의 알코올 도수는 84.5% vol로, 역시 도수가 높아서 샷으로 먹는 건 권장하지 않고 주로 칵테일 용도로 쓰인다. 선셋이라는 이름처럼 해변가에서 붉게 물든 석양을 바라보며 마신다면 더욱 좋을 것 같다.
9. 핀서 상하이 스트렝스
사진 : menstream.pl ⓒ 데일리
스코틀랜드 제조사인 ‘핀서’에서 나온 ‘핀서 상하이 스트렝스’는 중국을 겨냥해 나온 술이다.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숫자 8에 착안해 알코올 도수도 88.8% vol이며, 엉겅퀴와 딱총나무꽃 추출물, 곡물, 스코틀랜드 산악수 등으로 만들어졌다.
10. 스트로 럼
사진 : drinkfinder.co.uk ⓒ 데일리
마지막으로 소개할 독주는 ‘스트로 럼’이다. 이 술은 오스트리아 산으로 도수는 약 80% vol. 바카디 151보다 도수가 높은 유럽의 전통적인 럼주다. 이 역시 샷으로 마시기는 힘들어 펀치 형태로 섞어 마시거나 불꽃이 있는 칵테일에 많이 쓰인다.
황현주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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