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입맛도 사로잡은 수제 버거 ‘이태원더버거’
글 : 원수연
지인 결혼식을 갔다가 이태원으로 향한 어느 토요일 오후. 피로연에서 먹은 음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태원에 개업한 지 2주 정도 된 핫한 수제 버거 맛집이 있다는 소식에 지도를 검색해 찾아갔다. 오후 3시였던지라 손님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역시 소문난 집은 달랐다. 우리가 자리를 잡은 지 얼마 안돼서 가게 안팎으로 사람들이 줄줄이 들어와 자리를 잡기 시작했고, 뭘 먹을지 고민하던 우리는 메뉴판을 빠르게 스캔 하기 시작했다.
이태원 시장 안 좁은 골목에 위치한 ‘이태원 더 버거(ITAEWON THE BURGER)’. 자칫 지나쳐갈 뻔 했는데 흰색 배경에 검은 입체 간판, 그리고 상호명을 둘러싼 박쥐 종이 모형이 눈에 띄어 바라보다가 “아, 여기구나!”를 깨달았다. 아담한 가게 입구에는 테라스와 바(Bar) 테이블이 있었는데, 제일 인기 좋은 자리라 자리가 잠깐 비어도 손님이 금세 찼다.
내부 테이블은 대부분 2인석으로 이뤄져 있고, 긴 복도식을 따라 걸으면 외부 테라스가 나온다. 외부 테라스에 앉으려 했는데 아직 공사 중이라 하여 아쉬움을 뒤로하고 내부에 자리를 잡았다. 주문 및 계산하는 곳은 오픈 주방과 바로 이어져있고, 바로 앞에는 셀프바가 자리하고 있다. 셀프바에는 소스와 소스통, 물컵, 휴지, 물티슈, 정수기 등이 비치돼있었다.
시멘트로 이뤄진 내부 벽면에 자리한 네온사인 간판이 인상적이라 한 컷 찍어봤다. 간판을 잡고 있는 듯한 커다란 손 뼈 모형과 그 주위를 날고 있는 박쥐 모형을 보고 있자니 할로윈데이를 물씬 느낄 수 있었다. 여성 손님들과 외국인 손님들이 차기 시작하면서 점점 복닥복닥해진 가게 안은 신나는 팝송으로 분위기를 활기차게 업그레이드 시켰다.
테이블 기본 세팅은 메뉴판과 식기들로 이뤄져 있다. 메뉴판을 보면 버거 종류는 클래식 치즈 버거•더버거•레튜스 아보카도 버거•칠리 슬라피 조 버거•빅 더블 버거•그릴 쉬림프 버거 등 6가지였으며, 가격대는 8,900원 ~ 12,900원 사이. 그 외 사이드 메뉴와 맥주, 음료가 있다. 이곳의 특이점은 자연발효로 구운 잡곡 번을 매일 공급받고, 호주청정우를 숯불그릴에 구워 육즙+식감을 감탄하게 하고! 10여가지 이상의 허브+다양한 소스의 조합인 특제 소스로 먹는 이의 미각을 사로잡는다는 것! 여기서 우리가 시킨 것은 클래식 치즈 버거와 더 버거, 치즈 프라이였다.
클래식 치즈 버거의 내용물은 소고기 패티와 상추, 토마토, 양파, 치즈로 구성돼있다. 진한 치즈와 적당한 두께의 소고기 패티, 신선한 야채 조합이 잘 어울러졌으며, 한우 치즈 버거를 먹는 느낌이었다. 친구가 먹은 더 버거를 뺏어 먹었는데, 여기엔 소고기 패티, 상추, 토마토, 양파, 베이컨, 계란으로 구성돼 있었다. 살짝 매콤한 소스가 들어있어 느끼하지 않았고, 야채나 베이컨 등이 추가로 있다 보니 든든한 느낌이었다. 치즈 프라이는 비주얼을 보고 먹기도 전에 “이거 진짜 맛있겠다”라며 친구와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바삭하면서 부드러운 감자튀김과 치즈 소스의 조합은 늘 옳은 것 같다. 함께 간 친구는 식사를 끝낸 뒤 이렇게 말했다. “유명한 수제 버거 집을 가봤지만, 여기가 훨씬 맛있다”고.
원수연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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