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걱정 없는 과채주스 마시려면 '이것' 확인
글 : 최덕수
과일과 채소로 만든 주스를 마시는 가장 큰 이유는 물론 상큼하고 달콤한 맛과 향기를 즐기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에 못지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이유가 바로 ‘건강’이다. 건강해지기 위해서 다양한 영양소를 맛있게 섭취할 수 있는 과채주스를 선택하는 이들이 상당히 많다. 그런데, 과채주스도 제대로 보고 고르지 않는다면 건강을 챙기기는커녕 오히려 당분만 과다 섭취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지금부터는 과채주스를 고를 때 살펴야 할 것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과채주스란
일반적으로 시중에 판매되는 신선한 과일맛의 음료는 제조 방식과 과즙의 함량에 따라 유형이 나뉘게 된다. 크게는 ‘과채주스’와 ‘과채음료’, 그리고 ‘혼합음료’의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과채주스는 과일이나 채소를 압착하고 분쇄한 후 물리적으로 즙을 짜서 만드는 음료다. 순수 과즙이 95% 이상 함유된 경우에만 과채주스로 분류되는데, 세 분류 중에서 과일이나 채소의 함량이 가장 높은 종류다.
함량이 조금 더 낮은 과채음료
과즙이 10% 이상, 95% 이하로 함유된 음료의 경우는 과채주스라 부르지 않는다. 이러한 음료를 부르는 명칭은 바로 ‘과채음료’다. 과일이나 채소의 함량이 주스보다는 적은 편이며, 대신 맛과 향기, 색을 내기 위해서 정제수, 설탕, 향료, 색소 등의 다른 첨가물이 더 많이 들어가게 된다. 과일맛이 나기는 하며 또 과일과 채소를 사용해 만든 것처럼 광고할 수는 있지만, 실제로는 주스보다는 영양소와 풍미가 적은 것이 일반적이다.
‘과’와 ‘채’를 붙이지 못하는 혼합음료
과일의 맛과 향을 가지고 있지만 과채주스, 과채음료라 불리지 못하는 음료가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가장 높을 것이다. 이러한 음료의 대부분은 ‘혼합음료’로 분류된다. 혼합음료는 과즙 함유량이 10% 미만인 것들로, 과일이나 채소의 맛을 즐길 수는 있지만 영양소를 섭취하기는 힘든 먹거리다. 혼합음료는 과즙보다도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로 당류, 향료, 물 등의 첨가물이 첨가되어 만들어진다.
과일의 맛과 향만 첨가했다면
혼합음료의 대부분은 과일의 맛과 향만 첨가한 것들이다. 과일향을 내기 위해서는 합성 향료가 주로 쓰인다. 합성 향료로 맛을 낸 음료의 경우에는 법적으로 식품 원료가 들어간 것처럼 표시할 수 없다. 소비자의 혼동을 막기 위해서다. 과일이나 채소가 들어가지 않았다면 원재료명이나 성분명 다음에는 반드시 ‘맛’, ‘향’이라는 글자를 덧붙여야 한다. ‘합성 딸기향 함유’, ‘포도맛 첨가’ 등과 같은 형태다. 합성 향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아야 제품에 ‘천연’이라는 표기를 할 수 있다.
과일이나 채소의 그림을 사용한다면
천연 재료를 넣지 않은 제품의 경우에는 과일이나 채소의 그림, 사진을 사용할 수 없다. 식약처 고시 ‘식품 등의 부당한 표시 또는 광고의 내용 기준’에 따른 것이다. 과즙이 10% 이상 들어간, 즉 과채음료나 과채주스만이 원재료의 사진이나 그림을 사용할 수 있다. 과채음료를 구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포장 뒷면 제품 설명란의 식품 유형을 보는 것인데, 패키지에 그려진 그림으로도 적어도 혼합음료는 분류해낼 수 있다.
100%라는 문구를 쓰기 위해서는
과채음료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천연 과일을 사용한 100% 주스’라는 문구는 어떻게 해석하면 좋을까. 가장 일반적인 해석은 과일이나 채소만 100% 들어갔다는 것이리라. 하지만 과즙만 100% 사용한 음료가 아니더라도 100% 표기는 가능하다. 농축액을 희석해 원상태로 환원한 제품의 경우, 환원된 단일 원재료의 농도가 100% 이상이면 100% 표기를 할 수 있다. 이는 풀어서 말하자면, 물, 당류, 착향료 등을 첨가하더라도 원재료의 농도가 100%라면 100%라 표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농축액 환원주스
농축액을 희석해서 원상태로 환원해 만드는 주스를 ‘농축액 환원주스’라 한다. 농축은 수분 함량이 높은 액상 식품의 수분을 고열로 끓인 후, 액체를 진하게 달여서 만드는 식품 제조 방식을 뜻한다. 환원이라는 말은 농축액에 물을 타고 첨가물을 넣은 다음 살균해서, 원래의 착즙액과 흡사하도록 만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시중의 100% 과채음료에 ‘농축’이라는 말이 기재돼 있다면, 이는 대부분 농축액 환원주스라 받아들여도 된다.
생착즙주스
농축액 환원주스는 농축액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장시간 끓이게 되기에, 열에 의해 비타민 등의 주요 영양소가 손실되게 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제조 과정에서 인공 비타민 등을 첨가하게 된다. 보다 원재료의 영양소를 제대로 섭취하고자 한다면 농축액 환원주스 대신 ‘생착즙주스’를 선택해야 한다. 이는 글자 그대로 생과일을 착즙기에서 즙을 낸 후,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고 가열도 하지 않은 채 용기에 담은 주스다. 일반적으로 고가에 거래되며, 유통 기간이 2주 내외로 짧다는 점이 특징이다.
NFC 착즙주스
최근 많이 볼 수 있는 과채음료 중에는 ‘NFC 착즙주스’가 있다. 이러한 과채음료는 생과일을 압착이나 스크루 등의 방식을 이용하는 착즙기로 착즙한 후, 비타민 등의 영양소가 파괴되지 않을 정도로 저온 순간 살균 및 초고압 살균 과정을 거쳐 제조한다. 물을 섞지 않고 생과일만 사용하기에 영양분을 온전하게 먹을 수 있는 방식이다. 다만 원재료에서 NFC로 착즙한 액상의 비율이 5% 미만이면서 NFC 주스라고 표기하는 경우도 있기에, 구매 전에 자세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
과즙이 많이 포함되면 건강에 더 좋을까
일반적으로 혼합음료보다는 과채음료, 과채주스가 더 비싸다. 그리고 농축액 환원주스보다는 착즙주스의 가격대가 더 높게 설정된다. 이는 원재료가 그만큼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소비자들이 착즙주스가 건강에 더 좋다고 인식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 그것은 일반적으로는 사실이다. 다만 100% 과채음료라 하더라도 과당 등이 과다하게 첨가돼, 건강에 나쁜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있다. ‘무조건’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가능하면 100% 과채음료라는 문구에만 집중하지 말고, 뒷면의 성분 표시를 잘 확인해 첨가물이 적게 들어간 음료를 고르는 것이 좋다.
최덕수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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