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손맛이 빛나는 반찬의 향연, 그러나 주연은 아쉬웠던 부산 해운대 '청산포 청사랑'
글 : 데일리편집부


부산 청사포의 그림 같은 풍경 속, 정겨운 집밥을 맛볼 수 있다는 '청산포 청사랑'. 이곳은 아주 특별한 미식 경험을 선사하는 곳이다. 화려한 주인공이 아닌,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명품 조연들의 활약이 눈부시기 때문이다. 할머니의 깊은 손맛이 담긴 반찬의 향연에 감탄하고, 신선한 해산물의 원초적 매력에 고개를 끄덕이다가도, 메인 메뉴 앞에서는 아쉬움에 입맛을 다시게 되는, 여러 감정이 교차했던 솔직한 후기를 전한다.

이곳의 진짜 주인공은 9가지에 달하는 '기본 밑반찬'이다. 상에 깔리는 순간부터 예사롭지 않음을 직감할 수 있다. 짭쪼름한 간과 고소한 풍미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각종 나물 반찬들은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수십 년의 내공이 고스란히 담긴 할머님들의 손맛은, 평범한 반찬 하나하나를 밥도둑의 반열에 올려놓는다. 이 반찬들만으로도 공깃밥 한 그릇은 뚝딱 비울 수 있을 정도다.

낚지 탕탕이 -20,000원
신선한 원물의 힘은 '낙지탕탕이'에서 증명된다. 꿈틀거리는 낙지의 생명력은 잠시 미안한 마음이 들게 하지만, 입에 넣는 순간 모든 것을 잊게 만든다. 꼬들꼬들하면서도 쫄깃한 식감, 그리고 고소한 기름장이 어우러져 내는 맛은 '돈만 많다면 탕탕이로 배를 채우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할 만큼 훌륭했다.

해물 라면 - 10,000원
'해물라면'은 의외의 선택이었지만 만족스러웠다. 보통의 식당들이 신라면의 맵고 시원한 맛을 내세우는 것과 달리, 이곳은 안성탕면 계열의 순한 국물을 사용한다. 처음에는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푸짐하게 들어간 신선한 해물이 국물에 깊이를 더해, 먹을수록 매력적인 해장용 라면으로 손색이 없었다.

미역국 정식 -12,000원
하지만 기대가 컸던 '미역국 정식'은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다. 함께 나온 생선구이는 미리 조리해둔 듯 기름기 없이 마르고 뻣뻣했다. 미역국 역시 오랜 시간 끓여두었는지 미역이 흐물거렸고, 국간장으로만 간을 한 듯 맛이 단순했다. 이곳이 위치한 기장과 청사포 일대는 전국 최고의 미역 특산지다. 참기름에 미역을 달달 볶아 고소한 풍미를 끌어올린 뒤, 소고기나 조개를 넣어 끓여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지역 특산물에 대한 조금 더 깊은 연구와 정성이 아쉬운 순간이었다.
데일리의 꿀팁 (Tip Box)
* 강력 추천 메뉴: '낙지탕탕이'와 기본으로 제공되는 '9가지 밑반찬'은 반드시 맛봐야 한다. 이 집의 정수는 바로 여기에 있다.
회나 모듬 해물 등은 이 곳의 장점으로 보인다.
* 기대치 관리: 할머니의 손맛이 담긴 역대급 '반찬 맛집'을 경험한다는 생각으로 방문하되, 식사 메뉴인 미역국정식에 대한 기대는 조금 내려놓는 것이 좋다.
* 식사 조합 추천: 훌륭한 반찬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 공깃밥을 추가하거나, 신선한 낙지탕탕이, 혹은 푸짐한 해물라면을 곁들이는 것을 추천한다.
* 위치: 청사포 해변열차 길과 가까워, 아름다운 청사포를 여행하며 정겨운 집밥 스타일의 식사를 즐기기에 좋은 위치다.

'청산포 청사랑'은 누군가에게는 최고의 '반찬 맛집'으로,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아쉬움이 남는 식당으로 기억될 것이다. 분명한 것은, 수십 년 내공이 담긴 할머니들의 반찬은 그 자체만으로도 청사포를 방문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는 점이다. 주연보다 빛나는 조연의 활약이 궁금하다면, 이곳에서 다채로운 반찬의 향연을 경험해보길 바란다. 아! 가성비와 오션뷰는 이 집의 '킥'
데일리편집부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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