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상식, 돌 전에 먹이면 안 되는 음식
글 : 원수연
모유나 분유만 먹던 아기가 이유식을 시작하면 엄마들의 하루는 더욱 바빠진다. 아기에게 좋다는 재료들을 직접 손질해 정성스럽게 이유식을 만드는 데에도 만만치 않은 시간과 공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기가 잘 먹는 모습을 보면 고생은 잊혀지고 뿌듯하고 행복한 마음만이 가득 채워진다.
하지만 이유식을 먹을 때, 돌 전까지는 주의해야 할 음식들이 있다. 아무리 잘 먹는 아기라 할지라도 음식을 조심하지 않으면 알레르기 등의 피부 질환 및 장염 등이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생후 12개월 이전까지 아기들이 조심해야 할 음식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1. 견과류
어른에게 견과류는 매우 좋은 영양 식품이지만 돌 전 아기들에게는 그렇지 않다. 땅콩, 호두 등 견과류는 알레르기의 위험이 있는 음식이다. 또한 치아가 아직 발달되지 않은 아기가 먹을 경우 그대로 삼킬 수 있어 질식의 위험도 있다. 견과류는 돌이 지난 후에 아주 조금씩 소량을 갈아서 먹여 보고 돌 이후에라도 알레르기가 발생하면 먹이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 땅콩이 들어가 땅콩 버터나 잼 같은 식품은 두 돌이 지난 후에 먹이도록 한다.
2. 고등어
생선 중에서도 두뇌에 좋은 등푸른 생선으로 인기인 고등어 역시 알레르기의 위험이 있어 돌 전에는 먹이지 않는 것이 좋다. 그래서인지 전문가들은 생선 중에서 고등어를 가장 늦게 먹이길 권장하고 있다. 또한 돌 이후에도 기름기가 많은 껍질은 피하고 부드러운 살코기를 먹이는 것이 좋다. 아토피나 알레르기 증상이 있는 아이의 경우에는 두 돌 이후부터 조금씩 먹여야 하며, 처음 먹일 때에는 한 젓가락 정도만 먹이고 반응을 살펴봐야 한다.
3. 꿀
돌 전 아기에게 꿀을 먹이면 영아 보톨리누스 증을 일으킬 수 있다. 면역력이 약하고 장 기능이 완전하지 않은 아기에게 꿀을 먹이면 장에서 분해되는 과정에서 보톨리누스 균이 신경마비증세를 일으키는 독을 만들어낸다. 일종의 식중독인 보툴리누스증은 변지 증상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고, 아기가 젖을 잘 빨지 못하며 호흡이 적어지고 온 몸이 축 늘어져 목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증세를 보인다. 심한 경우에는 호흡이 정지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절대 돌 전 아기에게 꿀을 먹여서는 안 된다.
4. 생우유
생우유는 분유와 다르게 살균 과정만 거친 유제품이어서 소화기관이 아직 잘 발달되지 않은 아기에게 먹일 경우 장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구토나 설사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생우유는 돌이 지난 후에 하루에 500~700ml 정도 먹이는 것이 적당하며, 아이가 먹기 싫어하면 억지로 먹일 필요는 없다. 돌이 지난 아이라도 이유식에 잘 적응하지 못한 상태라면 생우유보다는 분유를 조금 더 먹이는 것이 좋다.
5. 멸치
고등어와 마찬가지로 멸치도 돌 전에는 먹이면 안 된다. 돌 전 아기들은 각별히 생선 알레르기에 주의해야 하는데, 돌이 지난 후에라도 조금 먹어보고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다면 먹이지 않아야 한다. 알레르기가 아니더라도 멸치는 짠 맛이 강하기 때문에 아기의 첫 입맛을 짜게 길들일 수 있으므로 자주 먹이지 않는 것이 좋으며, 멸치 육수로 이유식을 만드는 방법도 피하는 것이 좋다.
6. 조개
조개류는 다른 해산물보다도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으며, 아직 어금니가 발달하지 않은 돌 전 아기에게는 씹기 어려운 음식이다. 조개 알맹이뿐만 아니라 조개로 육수를 낸 국물에 이유식을 만드는 방법도 알레르기 성분이 나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돌 이후에 먹일 때에도 맑은 국으로 끓여 조갯살은 걸러내고 국물만 먼저 먹여본 후 아기가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지 않을 때 조갯살을 먹여야 한다.
7. 돼지고기
아기의 영양을 위해 이유식에 돼지고기를 넣는 엄마들이 있는데, 돼지고기는 기름기가 많고 소화도 잘 안되기 때문에 육류 중에서 가장 늦게 먹여야 한다. 생후 15개월 이전에는 먹이지 않는 것이 좋으며, 이후에 먹인다 하더라도 기름기가 없는 살코기로 골라 갈거나 푹 익혀 먹여야 한다.
8. 복숭아
복숭아는 어른들 사이에서도 알레르기 발병 확률을 높이는 과일로 통한다. 다른 음식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아기라면 복숭아는 두 돌 이후에 먹이는 것이 좋다. 알레르기가 있음에도 복숭아를 먹일 경우 입 주위가 붓고 붉어지며, 복숭아를 만진 부위에는 두드러기가 올라온다. 처음 먹일 때에는 갈아서 1티스푼 정도 떠먹여 보고 반응을 살핀 후에 이상이 없을 경우 먹이도록 해야 한다.
9. 달걀 흰자
완전히 익힌 달걀 노른자는 생후 10개월 무렵부터 먹일 수 있지만 달걀 흰자는 그렇지 않다. 흰자에는 알부민과 오보큐코이드 등 알레르기 유발 성분이 많기 때문에 돌 이후 먹여야 하며, 달걀 흰자를 이용해 만든 마요네즈나 슈크림, 카스텔라, 핫케이크, 아이스크림, 비스킷 등도 주의해야 한다. 돌 이후에도 아이가 달걀을 잘 먹더라도 일주일에 3개 이상이 적당하며, 달걀로 요리를 할 때에는 껍질을 깨끗이 씻어 균이 음식에 들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10. 면류
면은 정제된 밀을 다시 가공해 만든 식품이기 때문에 탄수화물을 제외하면 영양분이 거의 없다. 또한 밀 자체가 차가운 성질을 갖고 있는데다 소화도 잘 되지 않아 돌 이 지난 이후부터 조금씩 먹여야 한다. 돌 이후 먹이는 방법으로는 아이가 숟가락으로 떠먹을 수 있도록 3cm 정도로 잘라 조리하고, 처음에는 한 젓가락부터 시작해 평소 아이가 먹는 밥그릇의 2/3정도 양을 먹이면 된다.
원수연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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