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만 살 쪄서 실컷 먹는 라면
글 : 전신영

기름에 튀기지 않고 건조 방식으로 제조한 건면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건면은 튀긴 면보다 열량도 낮고 일반 라면보다 상대적으로 건강하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인데요, 최근 몇 년 새 건면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면서 라면 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습니다. 아직 전체 라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적지만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여 기대가 되는 식품 중 하나입니다.
기름에 튀기지 않은 건면

건면은 건조 방식으로 면의 수분을 제거해 보존성을 높이는 형태로 제조됩니다. 일반 라면처럼 팜유에 튀기는 과정이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로 인해 열량이 튀긴 면보다 30%가량 낮으며 신라면 건면의 경우 350칼로리로 일반 신라면의 500칼로리보다 150칼로리가 낮습니다.


다이어트를 하다 보면 누구나 ‘입 터지는 시기’가 오기 마련입니다. ‘입이 터진다’는 신조어는 다이어트 중 평소 즐겨 먹던 달달한 음식이나 치킨, 야식으로 먹던 라면 등이 먹고 싶어지는 현상을 말하는데요, 이런 상황이 닥쳤을 때 이성의 끈을 놓지 않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바로 ‘건면’이 손꼽히고 있습니다. 라면의 식감과 맛은 그대로 나면서 칼로리는 확 줄어들었고 기름에 튀기지 않은 탓에 마음의 위로를 삼으며 먹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최초 건면은?

국내 최초의 건면 제품은 1969년 삼양식품에서 출시한 ‘삼양칼국수’입니다. 유탕면에 비해 낮은 칼로리와 개운한 맛이라는 장점에도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는데, 그 당시에는 소비자들에게 건면이라는 식품이 낯설었고 유탕면과 달리 국물 맛이 면에 스며들지 않아 맛이 떨어지는 한계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면 제조 기술의 발달로 이러한 건면의 단점을 극복하여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평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신라면의 건면은 어떻게 탄생한 걸까?

농심은 2011년 프리미엄 라면인 ‘신라면 블랙’을 내놓았고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그 후 건강한 라면 만들기에 매진했는데요, 신라면 건면은 개발하는 데만 2년이 걸린 공이 많이 들어간 제품으로 면과 수프, 별첨, 포장 등 라면 개발 전 부문이 초기 단계부터 같이 연구를 했다고 합니다. 또한 기존 신라면의 국물 맛을 내기 위해 수프를 새로 조정하여 갖가지 다진 양념과 소고기 진액을 조합하여 완성해냈습니다. 면발에도 특히 신경 써 더욱 쫄깃해지고 칼로리를 낮추는 데도 성공했습니다.


농심은 건면의 누적 매출이 78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대표 건면 식품인 신라면 건면과 멸치칼국수, 최근 출시된 라면왕김통깨 등이 주역인데요, 건면을 이용한 신제품이 증가하면서 건면 매출액 1,000억 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열풍을 타고 신제품 속속들이 출시

신라면 건면을 개발한 농심은 이 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파스타 등 신제품들을 라인업에 보태면서 매출액을 늘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풀무원의 경우 식물성 대체육을 포함한 지속가능식품 전문브랜드 ‘지구식단’을 출시했는데 1년 전 식물성 식품 매출보다 47% 증가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다른 식품 브랜드들도 비건, 식물성 제품을 겨냥한 신제품들을 속속들이 출시하고 있습니다.
유탕면과 다른 식감과 맛

식물성 기름인 팜유로 튀겨낸 유탕면과 다른 건면은 라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중 하나인 기름에 튀기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이미지를 단번에 바꿔주었습니다. 건면은 면 구석구석에 아주 작은 구멍을 내어 국물이 잘 스며들고 기름이 떠다니지 않으며 국물 맛이 선명하고 면 자체가 쫄깃한 특징이 있습니다.
지방은 낮고 각종 영양소 함량은 비슷

시중에 나와 있는 건면의 한 봉지당 평균 열량은 유탕면의 평균 열량에 비해 낮으며 평균 지방 함량인 3g 또한 유탕면의 평균 지방 함량인 17g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입니다. 즉, 기름에 튀기지 않은 면 덕분에 지방 함량은 낮아졌고 라면이 가지고 있는 다른 영양소의 함량은 비슷합니다. 부족한 단백질이나 식이섬유를 보충하고 싶다면 달걀이나 두부, 파나 버섯 등을 넣어 먹으면 더욱 좋습니다.


하지만 건면은 튀긴 면보다 칼로리만 낮을 뿐 나트륨 함량은 큰 차이가 없는데 이 때문에 건강한 음식이라는 인식이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인스턴트 건면의 평균 나트륨 함유량은 튀긴 면의 99.76% 수준으로 한 봉지만 먹어도 일일 나트륨 영양 성분 기준치의 86~89%를 섭취하게 되는 꼴입니다.
향후 건면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기대

식품업계에서는 건강한 삶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덩달아 건면에 대한 인기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또 유행처럼 번진 유튜버들의 먹방 등 과한 음식 섭취에 대해 피로감을 느끼면서 소비자의 수요에도 변화가 생겨 건면의 수요는 당분간 고공 행진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전신영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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