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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해가던 동네 빵집이 매출 1천억 찍은 사연

글 : 최덕수

 

 

우리나라에서 다섯 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인 대전광역시는 전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과학 연구도시이자,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노잼 도시’다. 지방자치제도가 굉장히 잘 잡혀 있어서 살기 좋은 도시로 꼽히지만, 관광 인프라가 부족한 것이 노잼 도시라 불리는 주된 이유다. 하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바뀌었다. 주말만 되면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유잼 도시’로 바뀐 지 오래다. 이는 모두 대전광역시의 명물 ‘성심당’ 덕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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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을 대표하는 빵집

 

 

성심당은 대전광역시의 향토기업인 로쏘 주식회사가 운영하는 제과점이다. 대전광역시 중구 은행동에 본점을 두고 있으며, 몇 군데의 분점도 모두 대전에서만 찾아갈 수 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창업주가 1956년에 대전역 앞에서 찐빵집을 차리며 성심당은 시작됐다. 상호명인 성심은 ‘거룩한 사랑의 마음’이라는 뜻으로, 예수 성심과 성모 성심을 지칭한다. 이름에서부터 성심당은 가톨릭 색채가 짙은 제과점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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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빵집으로 시작한 성심당

 

 

성심당의 창업주는 생계를 위해 서울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가, 열차 고장으로 대전에 내리게 된다. 생소한 대전에서 막막함을 느낀 그는 천주교 대전교구 주교좌 대흥동성당을 찾았고, 주임 오기선 신부가 밀가루 두 포대를 내준 것을 계기로 찐빵집을 차리게 됐다. 대전역 앞에서 천막을 치고 시작한 찐빵 장사가 지금의 성심당으로 이어진 것이다. 현재 성심당 본점이 위치한 곳은 성당 옆에 가게를 지어야 한다는 창업주의 의지가 반영된 입지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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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 위기를 맞으면서

 

 

대한민국을 덮쳤던 1997년 외환 위기는 성심당에도 어려움을 안겼다. 대표의 동생이 호기롭게 시작한 성심당 프랜차이즈 사업이 제대로 된 실적을 거두지 못하면서 어려움을 겪은 것이다. 1995년부터 추진된 프랜차이즈 사업은 결국 부도를 맞았으며, 이로 인해 대전과 충남 지역의 성심당 공장과 체인점들은 모두 문을 닫았다. 당시 대표는 빚을 진 동생의 부담을 덜기 위해 거액의 대출을 받아, 동생이 소유하고 있던 건물을 다시 매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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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로 인한 어려움

 

 

하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매입한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하게 된다. 2005년 1월 22일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해 1층에서 3층까지가 불타는 상황을 맞았다. 이로 인해 성심당의 공동 경영자는 성심당을 포기할 생각까지 했으나, 직원들이 쓸 만한 기계를 추리고 청소를 하는 걸 보고 복구에 힘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화재 사고는 다행히도 5일 만에 수습이 됐으며, 일주일 만에 다시 빵을 만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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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하기 직전의 빵집이 지역의 아이콘으로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성심당은 지역에서 어려움을 겪는 평범한 제과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지자체가 관광 명소 발굴을 위해 본격적으로 성심당을 홍보하기 시작하며 상황이 바뀌게 된다. 성심당은 이 시기부터 현재까지도 회자되는 다양한 이색 빵을 만들기 시작했으며, 입소문을 타서 점차 지역의 명소로 자리를 잡게 됐다. 당시부터 지금까지 사람들에게 가장 많은 인기를 얻는 메뉴는 바로 ‘튀김소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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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지역 분점을 내지 않는 이유

 

 

2013년에 성심당은 롯데백화점 본점의 초청을 받아 튀김소보로 등의 대표 메뉴를 판매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당시 롯데백화점은 성심당에 자사 입점을 제안했으며, 프랜차이즈 사업을 다시 펼칠 생각이 없던 성심당은 이를 거절하다가 결국 롯데백화점 대전에 입점을 하게 된다. 이것이 계기가 돼 성심당은 대전을 대표하는 빵집으로 거듭났다. 당시 롯데백화점은 롯데월드몰 입점도 제안했으나 성심당은 이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진다. 성심당은 대전에서만 만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들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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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인 성장, 최근에는 더욱 가파르게

 

 

이후 성심당은 지속적으로 성장을 거듭했다. 2015년에는 매출 400억 원을 기록했으며, 2021년에는 630억 원의 매출로 전국 비프랜차이즈 빵집 중 전체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듬해에는 8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대전광역시 매출의 탑을 수상했으며, 2023년에는 매출 천억 원을 돌파하며 시장에 놀라움을 안겼다. 지금은 SNS로 인해, 주말만 되면 길게 줄이 늘어서는 전국적인 빵 맛집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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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손꼽히는 빵 맛집

 

 

성심당은 이제 대전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며, 대전광역시를 찾아야만 하는 분명한 이유로 작동하고 있다. 실제로 2017년 19대 대선의 SBS 선거방송에서는 성심당에서 빵을 사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을 대전의 상징적인 풍경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지금 성심당은 전북 군산시의 이성당, 전남 순천시 화월당, 경북 안동시 맘모스제과 등과 함께 전국 N대 빵집 중 하나로 반드시 꼽히는 맛집이다. 사실상 이들 중에서 브랜드 가치는 가장 높은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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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복지로도 유명

 

 

성심당의 빵은 오로지 성심당에서만 먹을 수 있는 매우 특별한 빵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보다는 가격 경쟁력의 차원에서 여타 빵집보다 우세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곳이라 정의하는 것이 더 맞을 것이다. 성심당은 내부적으로는 직원 복지가 뛰어난 곳으로도 유명하다. 매출 이익의 15% 정도를 직원 성과급으로 제공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성심당의 2023년 기준 순이익은 315억 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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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신자에게는 더욱 각별한 곳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이 KTX로 이동하며 아침식사로 성심당의 빵을 먹은 일화는 유명하다. 당시 교황이 팁으로 남겼던 유로는 가게 안에 전시돼 있다. 성심당 창립 60주년에는 교황이 자신의 친필 사인이 적힌 성 그레고리오 대교황 기사단 훈장도 수여한 바 있다. 이는 6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빵을 기부한 성심당의 가톨릭 정신을 인정한 결과로 이야기된다. 성심당은 ‘그날 만든 빵은 그날 다 팔고, 남는 빵은 기부한다’는 원칙을 창업 후 지금까지 꾸준히 고수하고 있다.

 

최덕수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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