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삭함보다 말랑함, 젊은 세대가 부드러운 음식에 푹 빠진 이유
글 : 박희정
바삭한 과자보다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디저트, 오래 씹어야 하는 고기보다 부드럽게 넘어가는 음식이 사랑받고 있다.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쫀득하다’, ‘말랑하다’, ‘폭신하다’, ‘사르르 녹는다’는 표현이 맛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푸딩과 그릭요거트, 수플레, 모찌부터 폭신한 빵과 부드러운 계란 요리까지 식감 자체가 음식 선택의 이유가 되는 것이다. 단순히 맛의 유행만은 아니다. 스트레스와 피로가 쌓인 일상 속에서 힘을 주어 씹지 않아도 되는 음식이 주는 편안함, 입안에서 부드럽게 풀리는 감각이 하나의 작은 휴식처럼 느껴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요즘 세대가 유독 사랑하는 ‘말랑한 음식’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한입에 사르르 녹는 푸딩

푸딩은 최근 다시 주목받는 대표적인 ‘부드러운 음식’이다. 숟가락만 넣어도 흔들릴 정도로 말랑한 식감은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를 준다. 계란과 우유의 고소함에 부드러운 질감까지 더해져 피곤한 날에도 부담 없이 먹기 좋다는 점이 인기 요인이다. 특히 다양한 맛과 비주얼을 앞세운 푸딩 전문점도 늘어나며 젊은 층의 디저트로 자리 잡고 있다.


그릭요거트는 단단하게 씹는 음식은 아니지만 특유의 꾸덕하고 부드러운 질감으로 사랑받는다. 숟가락으로 떠먹는 간편함도 장점이다. 과일이나 그래놀라를 곁들이면 식감을 조절할 수도 있어 자신의 취향에 맞춰 먹는 재미도 있다. ‘건강식’이라는 이미지에 편안한 식감까지 더해지면서 바쁜 아침이나 가벼운 식사 대용으로 찾는 사람이 많다.
폭신폭신한 수플레 팬케이크

입에 넣는 순간 폭신하게 무너지는 수플레 팬케이크는 ‘씹는 재미’보다 ‘녹는 느낌’을 강조하는 음식이다. 일반 팬케이크보다 가볍고 공기층이 많은 식감 때문에 보는 것만으로도 폭신한 느낌을 준다. 칼로 자르는 영상이나 흔들리는 모습을 담은 콘텐츠가 SNS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맛뿐 아니라 부드러운 식감을 눈으로 먼저 즐기는 음식이다.
쫀득함의 대표 주자, 모찌

말랑한 음식 열풍에서 모찌를 빼놓을 수 없다. 쫀득하면서도 부드럽게 늘어나는 식감은 다른 디저트에서는 쉽게 느끼기 어렵다. 최근에는 과일과 크림, 아이스크림 등을 넣은 다양한 형태의 모찌가 등장하고 있다. 단단하게 부서지는 식감보다 말랑하게 늘어나고 천천히 씹히는 감각이 요즘 소비자들의 취향을 사로잡고 있다.


반숙 계란과 스크램블 에그처럼 부드러운 계란 요리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촉촉하고 몽글몽글한 스크램블 에그는 보기만 해도 편안한 느낌을 준다. 딱딱하거나 질긴 음식과 달리 힘을 많이 주지 않아도 쉽게 먹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간단하지만 부드러운 한 끼를 찾는 사람들에게 계란은 가장 친숙한 선택지다.
입안에서 녹는 크림 디저트

티라미수와 크림 케이크, 판나코타처럼 크림을 활용한 디저트도 부드러운 식감의 대표 주자다. 최근에는 숟가락으로 퍼먹는 형태의 케이크와 크림 디저트가 특히 주목받고 있다. 빵을 여러 번 씹기보다 크림과 함께 부드럽게 넘어가는 식감이 특징이다. 피곤할 때 달콤하고 자극적이지 않은 위로를 찾는 소비 심리와도 연결된다.
폭신한 우유 식빵

바삭하게 구운 빵보다 손으로 누르면 푹 들어가는 폭신한 식빵을 찾는 사람들도 많다. 특히 우유와 생크림 등을 넣어 부드러움을 강조한 식빵은 ‘구름 같은 식감’이라는 표현과 함께 인기를 얻고 있다. 아무것도 바르지 않고 먹어도 부담이 적고 부드럽게 씹히는 것이 특징이다. 빵에서도 이제는 단단한 식감보다 편안한 촉감을 중요하게 보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마시는 음식, 스무디와 쉐이크

아예 씹는 과정을 줄인 ‘마시는 식사’도 하나의 흐름이다. 과일과 채소를 갈아 만든 스무디부터 단백질 쉐이크까지 음식과 음료의 경계가 점점 흐려지고 있다. 바쁜 일상에서 식사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실용적인 이유도 있지만, 씹는 부담 없이 간편하게 영양을 섭취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인기의 이유다.


죽과 수프, 오트밀처럼 따뜻하고 부드러운 음식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과거에는 아플 때 먹는 음식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에는 편안한 한 끼로 인식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특히 지치고 피곤한 날에는 강한 자극보다 따뜻하고 쉽게 넘어가는 음식이 더 당긴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몸뿐 아니라 마음까지 쉬게 해주는 듯한 느낌이 부드러운 음식의 매력이다.
‘식감 힐링’을 찾는 세대

요즘 음식 콘텐츠에서는 맛만큼이나 식감을 표현하는 말이 중요하다. ‘사르르’, ‘폭신폭신’, ‘말랑말랑’, ‘몽글몽글’ 같은 단어가 음식의 매력을 결정하는 키워드가 된 것이다. 스트레스가 많은 일상 속에서 사람들은 음식에서도 강한 자극보다 편안함을 찾기 시작했다. 꼭 특별한 맛이 아니어도 부드럽게 씹히고 입안에서 천천히 녹는 감각 자체가 작은 만족을 준다. 어쩌면 요즘 세대가 말랑한 음식에 빠진 이유는 단순하다. 하루 종일 긴장하며 살아가는 만큼, 밥 한 끼와 디저트만큼은 조금 더 편안하고 부드럽기를 바라는 것이다.
박희정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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