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새해에 떡국 먹는데 외국에서는?
글 : 최덕수

우리나라 사람들은 떡국과 함께 새해를 맞는다. 새해에 온 가족이 둘러앉아 떡국을 먹으면 나이를 한 살 더 먹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떡국은 한자로 첨세병이라 하는데, 이는 ‘나이를 더하는 음식’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새해에 떡국을 먹는 풍습은 조선시대부터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떡과 떡국의 국물이 모두 흰색이기에, 떡국을 통해 한 해의 힘들었던 기억을 모두 잊고 새롭게 시작한다는 의미를 담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부터는 다른 나라에서는 어떤 음식을 먹으며 새해를 맞이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중국 - 쟈오쯔

중국에서는 새해에 만두의 한 종류인 ‘쟈오쯔’를 먹는 것으로 전해진다. 쟈오쯔는 납작한 복주머니를 닮은 모양의 만두다. 중국 동북 지역에서 백성들의 동상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된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처음에는 치료 목적이었던 쟈오쯔는 점차 새해 음식으로 퍼지게 됐으며, 오늘날에는 중국 북부뿐 아니라 소수민족을 제외한 중국 전체의 새해 음식으로 자리를 잡게 됐다. 쟈오쯔라는 이름이 묵은해와 새해의 교차점이라는 뜻의 말과 발음이 같다는 점이 주된 이유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프랑스에서는 새해에 ‘갈레트 데 루아’를 먹는다. 갈레트는 예수의 탄생과 새해를 축하하는 의미가 있다고 전해지는 빵이다. 이 음식을 만들 때는 작은 도자기 안에 넣어서 굽는데, 이를 먹으면 하루 동안 왕이 돼 한 해 내내 행운이 따른다는 속설이 있다. 정확히는 새해 중에서도 1월 첫째 주 일요일에 갈레트 데 루아를 먹는데, 이날은 ‘주현절’로 예수의 출현을 기념하는 날이다. 갈레트 데 루아는 번역하면 ‘왕의 케이크’라는 뜻이다.

스위스 - 퐁듀

스위스에서는 기다린 꼬챙이에 해산물, 고기, 야채 등 다양한 재료를 끼워서, 녹인 치즈나 소스에 찍어서 먹는 퐁듀를 새해에 먹는다. 겨울철 눈이 많이 내려서 식료품 조달이 힘들어진 상황에서, 집에 있는 재료를 치즈에 적셔서 먹으면서 만들어진 메뉴로 알려져 있다. 마지막에 남게 되는 음식인 오래된 치즈와 딱딱해진 빵, 그리고 와인으로 맛있는 식사를 고민하던 이들이 치즈를 녹여 빵에 적셔 먹어본 것이 그 시작이라는 것이다.

베트남 - 반쯩

베트남에는 우리나라의 설날과 같은 ‘뗏’이라는 날이 있다. 뗏이 되면 사람들은 고향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만나고, 절에 가서 새해의 번영을 기원한다. 뗏에 먹는 베트남의 음식은 ‘반쯩’이다. 찹쌀, 돼지고기, 녹두, 파, 동잎 등 농민의 생활과 밀접한 재료로 만드는 요리다. 바나나 잎으로 감싼 사각형의 찹쌀떡 안에 돼지고기와 녹두를 넣어서 먹는다. 반쯩의 ‘반’은 빵을 뜻하며 ‘쯩’은 자작한 물에 찐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대표적인 새해 음식으로는 ‘로헤이 이샹’을 들 수 있다. 이샹은 중국에서 먹던 날생선 요리로, 중국계 이주민들 가운데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의 중국계 문화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음식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로헤이 이샹은 말레이시아로 이주한 중국계 이주민이 개발한 음식으로, 이샹을 높이 들어 올려 부와 행복을 기원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말레이시아 문화와 역사를 공유한 싱가포르에서도 이샹은 새해 음식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일본 - 오조니

일본의 ‘오조니’는 일본의 대표적인 새해 음식이다. 가쓰오부시를 우려낸 맑은 육수나 미소를 넣은 미소시루에 일본식 떡을 넣고 끓여서 만드는 요리다. 우리나라의 떡국과 비슷한 음식이라 할 수 있는데, 일본 역시 새해에 오조니를 먹어야 나이를 먹는다고 여긴다는 점도 같다. 오조니에 사용되는 떡은 찹쌀로 만든 기리모치가 주로 쓰이며, 지역과 가정에 따라 요리법과 식재료가 각기 다르게 사용된다. 구이, 초절임, 조림 요리를 커다란 찬합에 담아서 먹는 ‘오세치’도 일본의 대표적인 새해 음식으로 꼽힌다.

그리스 - 바실로피타

‘바실로피타’는 카스텔라와 비슷하게 생긴 그리스의 전통 케이크다. 그리스의 사람들은 새해 첫날 아침에 바실로피타를 구워서 커피와 함께 먹는다. 바실로피타를 만들 때는 안에 동전이나 작은 장신구를 넣어서 만드는데, 이것이 든 조각을 먹는 사람에게는 한 해 동안 행운이 깃든다고 여긴다. 바실로피타는 가족 수, 방문객 수만큼 조각내서 나이 순으로 나눠서 먹는다. 바실로피타는 ‘성 바실의 빵’이라는 의미를 담은 말이다. 성 바실리우스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적선하기 위해, 금화를 여러 개 넣은 빵을 구워서 나눠주던 것이 그 시초로 알려져 있다.

불가리아 - 포카치아

‘포카치아’는 밀가루와 이스트를 넣고 납작하게 구운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플랫 브레드다. 바삭한 크러스트와 쫄깃한 식감을 가진 메뉴라 할 수 있다. 불가리아에서는 새해에 포카치아를 구워서, 가족 구성원 모두가 둘러앉아 잘라서 먹는다. 그리스처럼 불가리아에서도 포카치아에 동전을 넣어서 만들며, 동전이 든 조각을 받은 이들에게 행운이 따르게 된다고 여긴다. 미혼자들이 첫 포카치아 조각을 베개 아래 숨겨두고 자면, 꿈에 나타난 사람과 결혼하게 된다는 속설도 있다.


워낙 다양한 인종이 각자의 문화를 형성해 생활하는 미국이기에, 이곳의 새해 음식이 무어라 특정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미국에서 탄생한 새해 음식으로는 ‘호핑 존’을 꼽을 수 있다. 쌀, 검은콩, 돼지고기, 순무 잎사귀, 채소 등을 넣고 끓여서 먹는 요리다. 남북전쟁 당시 황폐화된 남부 지역 주민들이 먹던 요리가 그 유래로 꼽힌다. 호핑 존에 들어가는 콩은 ‘동전’을, 채소는 ‘지폐’를, 돼지고기는 ‘부’를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멕시코 - 로스카 데 레예스

멕시코는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국가다. 장기간의 지배로 인해 원주민 인구가 감소하고, 스페인어가 보편적으로 쓰이게 된 곳이다. 그 영향으로 멕시코에서는 스페인처럼 포도알 12알을 한 알씩 먹으며 새해를 맞이하는 풍습을 가지고 있다. 불가리아의 포카치아, 그리스의 바실로피타처럼 동전을 넣어서 굽는 ‘로스카 데 레예스’도 새해에 먹는다. 여럿이 나눠 먹다가, 동전을 물게 되는 이가 한 해 동안 행운을 누리게 된다고 여겨진다.
최덕수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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